로그인회원등록비번분실현재접속자

소   개

독후감

자료실

독서모임

쉼   터

운영위

   책사랑 소개


포인트순 글등록순 새내기
마룻돌 1,306  
두산아트센터 899  
독후감몰르는1人 448  
당근 403  
5 쿵푸팬더 367  
6 손지훈 347  
7 관리자 328  
8 새벽바라기 256  
9 책맨 144  
10 씽굿 127  
11 지수 121  
12 케이릿 118  
13 짱구 97  
14 요용요 87  
15 스님 87  
cache update : 30 minute
  business news
작가소개
 
이호철 인터뷰

◎ 이름: shin7148 (shin7148@weppy.com)

    
인터뷰
강상희 :   올해는 선생님께서 문단 활동을 시작하신 지 46년째 되는 해이고, 또 칠순을 맞으시는 해입
니다. 돌이켜보면 기쁨도 많으시고 회한도 많으시리라 생각됩니다. 먼저 올해의 감회랄까 소회를 들
려주시겠습니까?
이호철  :   한마디로 말해서 어이가 없습니다. 워낙 철딱서니가 없고 애 같아서 영영 안 늙겠거니 싶
었는데… 어쩌다 보니 나에게도 어김없이 이렇게 세월이 흘렀군요.

이산과 분단―삶의 원초적인 아픔

강상희  :  1955년에 발표하신 첫작품 「탈향」 이래로 거의 반세기 동안 선생님의 소설적 관심은 '분
단' 문제를 떠난 적이 없습니다. 그래서 '분단'은 이호철 문학의 몽고반(蒙古斑)이라고 표현하기도 합
니다. 최근의 작품집 『이산타령 친족타령』에 이르기까지 '분단' 문제를 다루어 오신 선생님의 열정
을 대하면 어떤 숭고한 운명 같은 것이 느껴지기까지 합니다. 선생님의 문학에서 정녕 '분단'은 무엇
입니까?
이호철  :  모든 작가의 글쓰기는 구경적으로는 <자기 삶의 토로(吐露)>라고 평소에 생각해 오고 있
습니다. 이 점에서는 단테, 괴테, 톨스토이, 도스토예프스키, 빅톨 위고, 발자크, 스탕달, 카프카, 맨스
필드 등, 그리고 국내 선배 작가들 경우에도 거의 예외가 없습니다. 직접 토로냐, 우회적인 토로냐, 상
징 토로냐, 하는 차이만 있을 뿐입니다. 저는 19세에 부모 곁을 떠나 홀몸으로 월남해 왔습니다. 그러
니 저로서는 '이산'과 '분단'이야말로 제 삶의 원초적인 아픔일 밖에 없지 않겠습니까.
문학의 근본은 <생 체험>
강상희  :  선생님께서 겪어 오신 체험들, 이를테면 열아홉살 적의 인민군 병사 체험, 5년 동안의 미군
부대 경비원 생활, 반독재 민주화운동 등에는 우리 현대사의 족적이 그대로 새겨져 있다고 생각됩니
다. 아울러 그 체험들은 선생님의 작품 세계와도 깊이 관련되어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체험과 선생님
의 문학은 어떤 관계가 있어왔습니까?
이호철  :  토마스 만이 그랬던가요. 모든 '이념'은 끝내는 <체험의 축적>이라고요. 제 경우도 예외는
아닙니다. 픽션이라고 해서 그 작가의 삶과 전혀 닿는 구석이 없이 막무가내로 나올 수는 없을 것입니
다. 카프카가 좋은 보기입니다. 그의 기괴해 보이는 소설들도 결국은 그이의 하루하루 처절했던 삶의
반영이요, 토로였습니다. 글쓰기에서, 특히 소설 쓰기에서는 그 작가의 <생 체험>이야말로 가장 긴요
하다고 저는 생각해 오고 있습니다.
강상희  :  6·25 전쟁을 체험하지 못한 세대가 국민의 절반을 넘어선 지가 오래되었습니다. 전쟁을 체
험하지 못한 세대가 생각하는 전쟁과 분단, 통일은 체험 세대와 다를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가령 젊
은 세대는 '전쟁 체험 세대가 통일의 걸림돌'이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전쟁 미체험 세대가 가져야
할, 전쟁·분단·통일에 관한 바람직한 생각의 틀은 무엇입니까?
이호철  :  얼마 전에 저는 다섯번째로 『이산타령, 친족타령』이라는 작품집을 냈습니다마는, 그 직
후에 저는 30대 중반과 20대 초반의 젊은 여성에게서 묘하게도 똑같은 독후감을 들었습니다.
  "이때까지 우리 민족이 6·25전쟁을 겪었다. 미군과 중공군이 우리 땅에서 싸웠고 몇십 만이 죽었다
더라 하는 소리를 수 없이 들어왔고, 50년 전 우리 선대들이 그런 억울한 환난을 겪었나 보다, 이산가
족들이라는 게 있나 보다, 하고 대강 저도 알긴 알고 있었지만, 그저 그런 정도로 무심하게 지내왔었
는데, 선생님의 그 『이산타령, 친족타령』 속의 몇 작품을 읽어보고서야 비로소, 아아 이랬었구나,
하고, 그 절절한 아픔이 살갗 깊숙이 박혀 왔었습니다. 어찌나 가슴이 아프던지요." 하고요.
  이런 소리를 들으면서 저는 제대로 소설 써 온 사람으로서의 보람 같은 것을 새삼 느낄 수가 있었는
데, 젊은 세대들도 우선은 전쟁 체험세대가 겪었던 그 처절했던 아픔을 그 실제 수준만큼은 아셔야 합
니다. 우리의 남북 통일은 그것이 출발점이 되어야 합니다. 요즘 젊은 세대가 흔히 '전쟁 체험 세대가
통일의 걸림돌'이라고 생각하는 점도 저로서 나름대로 이해는 됩니다만, 그런 정도의 안이한 발상으
로서는 겉돌기나 쉽고 허황한 상투형으로 빠지기가 십상입니다. 아무리 끔찍스럽고 처절하더라도, 사
실을 사실만큼 냉혹하게 검증하는 것이야말로 우리 남북 문제를 풀어가는 데는 출발점이 되어야 합니
다.

문학적 정열은 이제 <신바람>으로부터

강상희  :  선생님께서는 1974년에 이른바 '문인간첩단사건'으로, 1980년에는 신군부에 의해 고초를
겪으셨습니다. 선생님께서는 문학과 정치 내지는 문학과 현실의 긴장·갈등 관계를 행동과 작품 양면
을 통해 보여 오셨습니다. 하지만 그 긴장·갈등 관계가 이제는 다 옛날 일이 되었다고 생각해야 합니
까? 만약 지금 문학이 대결해야 할 저편의 그 어떤 상대가 있다면 그것은 무엇입니까?
이호철  :  작가에게 있어서는 현실의 긴장 갈등 관계가 사그리 없어질 때는 붓을 놓아야 할 것입니
다. 그 다음은 어거지밖에 부릴 것이 없겠고 그것은 해독입니다.
  지금 문학이 대결해야 할 상대는, 70년대나 80년대, 제가 감옥과 유치장 속을 수없이 들랑거리던 떄
와는 다른 양태로 있습니다. 문학적 정열은 꼭히 상대할 <적(敵)>의 양태로만 있는 것은 아닐 터입니
다. <신바람> 그 자체로 있을 때가 더 좋지 않겠습니까? 쓰는 보람도 더 있고요. 바로 이런 점으로 저
는 작금에 두루두루 더 양껏 고양되어 있고 가슴을 불태우고 있습니다.
강상희  :  선생님께서는 어느 인터뷰에서 '이제 조금씩 귀향의 전망을 갖기 시작했다. 문학적으로도
쓸거리가 생기고, 지평도 새로 생기고, 앞으로 많이 쓸 것이다.' 하는 내용의 말씀을 하신 적이 있습니
다. 선생님께서 염두에 두고 계신 앞으로의 선생님의 소설의 모습, 그리고 새로운 지평이란 어떤 것입
니까?
이호철  :  그야, 당연히 <남북 통일>이지요. 하지만 추호나마 또 어거지를 부리며 서둘러서는 안됩니
다. 해방 직후 5년간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한발 한발 차근차근하게 내딛어야 합니다. 그 점, 저는 '통
일'이라는 용어부터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금방 <이념>이나 <체제> 같은 골치 아픈 것부터 또 끼
어드니까요. 그래서 저는 '통일'이라는 용어 대신에 '한 솥밥' '한 살림'으로 우리의 발상부터 바꾸었
으면 합니다. 그 점은 제가 펴냈던 <한 살림 통일론>을 참조했으면 싶고요, 앞으로의 제 소설요? 그
거야 지금으로서는 저도 잘 모르지요. 설령 안대도, 자발머리 없게 아무데서나 나불나불 지껄일 수 있
는 것도 아니겠고요. 천기가 누설되지 않겠습니까.

<삶의 현장>은 최고의 문학 수련장

강상희  :  선생님의 작품들에는 장단편을 가리지 않고 항상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호철 문학의 가장 큰 특징으로 이야기꾼으로서의 면모를 꼽기도 합니다. 그런데 최근 젊은 작가들
의 소설에서는 이야기가 예전에 비해 현저하게 약화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이야기 약화 현상에 대해
선생님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만약 그것이 부정적인 모습이라면 어떻게 타개해 나갈 수 있겠
습니까?

이호철  :  글쎄요, 저는 평소에 소설을 쓰려는 젊은이들에게 이렇게 권하지요. 나, 대학이라곤 문전에
도 못 가보았다. 더 좋은 대학이 있다, 어디냐, 바로 삶의 현장이다. 배낭하나 메고 5년 기한 잡고 지
구를 한바퀴 돌아라, 가는 곳마다 밥벌이 일을 하면서 구석구석 깊숙이 챙겨라, 그렇게 매일 긴 일기
를 써라, 소설 쓰기 공부로서는 그 이상 좋은 것이 없다, 라고요.
  그리고 또 한가지, 잡박하게 많이 많이 읽는 것, 동서양의 고전, 근대, 현대문학, 철학, 인류학, 종
교, 그 밖에도 사회학, 심리학, 등등등등, 하다못해 <매실주 담그는 법> 같은 책까지 모조리 사그리
읽는 것.

문학은 당대의 지적 풍토를 이끄는 대표주자

강상희  :  문학의 위엄과 구실이 예전과 같지 않다고들 말하고 있습니다. 젊은 세대는 이것을 당연한
현상으로 생각하기도 합니다.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싶습니다.

이호철  :  물론 2, 30년대에 비해, 제가 처음 소설을 쓰기 시작했던 5, 60년대에 비하더라도 시대가 엄
청 달라졌습니다마는, 그렇지만 저는 여전히 믿고 있습니다. 모든 것을 통틀어 그 당대의 지적(知的)
풍토를 이끌어야 할 대표 주자는 뭐니뭐니 해도 문학이라는 사실. 이 점에 대한 굳건한 믿음부터 회복
하는 것이 선차입니다. 이 점 우리 작가들은 책임부터 느껴야 합니다. 세상이 여사여사하다고 기부터
죽어서는 안됩니다.

강상희  :  앞으로 계획하시는 일은 무엇인지 들려주시겠습니까?

이호철  :  두고 보시면 알게 될 겁니다. 당장은 우선 첫째로 건강 유지에 공을 들일 것이고요. 그 이상
은 밝힐 수가 없습니다.

강상희  :  선생님 말씀대로 늘 건강하시고 좋은 작품들 계속 쓰시기를 기원하겠습니다. 귀중한 시간
내주시고, 또 좋은 말씀 들려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0
3590
책을 사랑하고 독서를 생활화하는 시민의 모임
Copyright(c) 1992 BOOKLOVE